검은 밤하늘, 수천 개의 별이 내리는 대륙의 끝자락. 전설에 따르면, 별을 품은 자는 세계의 운명을 바꿀 힘을 가진다고 했다.
에리스 로웰. 그는 낮에는 무명의 기사였지만, 밤이면 하늘을 올려다보며 별과 대화를 나누는 이단자로 불렸다. 그러나 아무도 몰랐다. 그가 지닌 검이, 바로 하늘의 별에서 떨어진 **'성성검(星星劍)'**이라는 것을.
그날 밤도 마찬가지였다. 황궁 근처 숲속에서 단독 경계 임무를 서고 있던 에리스는 또다시 별의 목소리를 들었다.
“에리스, 별의 주인. 깨어나라. 검이 너를 부른다.”
그 순간, 그의 눈동자에 별빛이 맺히고, 검이 푸른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평범한 강철 같던 칼날은 점차 수정처럼 투명하게 빛났고, 하늘의 별무리가 그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건... 또 무슨...?”
에리스는 당황했지만, 본능은 알고 있었다. 이제부터 그는 더 이상 그림자 속 병사가 아니라, 세계의 균형을 쥔 '소드마스터', 그리고 별의 계승자라는 사실을.
하지만 그 기적은 곧 황태자 루카엘의 추적이라는 악몽을 불러왔다. 황궁의 금기이자 신성력의 독점자인 루카엘은 별의 힘이 자신 외 다른 자에게 깃드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에리스 로웰. 네가 가진 건 신의 권능이야. 인간이 감당할 힘이 아니지.”
루카엘은 천룡의 창을 꺼내 들었다. 그 창은 신의 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무기, 단 한 번의 찌름으로 대륙을 쪼갤 수 있는 위력을 가진 전설의 병기였다.
그러나 에리스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검 끝엔 별들의 의지가 깃들어 있었고, 그 별들은 지금, 인간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었다.
“난 감당할 거야. 너희가 가둬둔 진실을, 내가 해방시키겠다.”
성성검이 공중에서 빛을 터트리며 울렸고, 밤하늘의 별 하나가 궤적을 그리며 떨어졌다.
별을 품은 소드마스터, 에리스의 운명이, 그리고 이 대륙의 서사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